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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방송 | 연예

동이, 시청자를 향한 대어 낚시질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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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24회차로 방송된 MBC 특별기획 드라마 '동이'는 시청률 조사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일 방송된 23회차의 결과가 TV방송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 시청률 28.1%를 달리면서 뜨거운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며 인기몰이의 독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날 23회에서는 인현왕후가 장희빈측의 모략으로 폐위됨과 동시에 장희빈이 드디어 중전으로 책봉되어 교태전의 주인이 되고 그 억울한 인현왕후의 모함을 밝히고자 증거를 찾으려던 동이(한효주)는 장희재가 보낸 자객에 의해 표창을 맞으며 부상을 입고 위기를 맞습니다.

드라마 동이 한효주

그리고, 드라마가 끝나고 다음편 예고에서 잠시동안 동이가 살아서 궁궐에 나타나 인현왕후의 무고함을 증명할 유일한 단서를 들이밀면서 장희빈의 앞에 나타나는 장면을 내보내었습니다. 이 예고편을 보면서 내심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 빠른것 아닌가?  아직 남은 회차가 꽤 있는데.....'
' 동이가 궁궐로 돌아와 증거를 내세우기까지 충분한 이야기 진행이 있어야 할 텐데... '
' 예고편에 나왔으니 내일 저 장면이 꼭 나올텐데... '


등등의 많은 생각과 상상을 하면서 다음날의 24회가 내심 기다려 지더군요.
여러분들도 예고편을 보았다면 비슷한 상상이나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8일 방영된 24회.

드라마 동이 속 금낭화

중전 책봉식을 마친 장희빈은 교태전을 한가롭게 여유로이 거닐면서 정원에 활짝 핀 '금낭화'를 바라보면서 마치 자신의 앞날에 대한 암시라도 하듯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 금낭화라........ "
" 폐비의 취향인듯 한데, 저리 작고 갸냐린 꽃은 싫구나. "
" 난 활짝핀 꽃이 좋다. 결국 언젠가는 지게 되더라도 말이야. "
" 취선당에 있는 모란을 이쪽으로 옮겨 심도록 해라. "


장희빈이 작고 갸냐린 꽃이라 표현한 '금낭화'는 억울하게 힘 없이 폐위된 인현왕후의 모습과 같습니다. 또한,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입니다. 폐위된 인현왕후의 임금에 대한 충정과 일편단심을 상징하고 암시한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장희빈이 활짝핀 꽃이 좋다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꽃인 '모란'을 언급했습니다. 모란꽃의 꽃말은 전체즉으로 [부귀와 공명]을 상징합니다. 꽃의 색깔별로 세부적으로 약간의 꽃말이 차이가 있는데요. 붉은색 모란은 '
나의 몸은 당신의것', 백색은 '그릇된 자신 혹은 스스로를 조심', 연분홍 모란은 '저를 꼭 믿어주세요' 입니다.

중전으로 책봉되기 이전에 동이와 관련한 일을 직접 행차하여 물어 본 임금 앞에서 전혀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고 눈물로서 의지를 보여주고, 예쁜 미모와 비상한 머리로 부귀와 공명을 쫒아 화려하게 중전의 자리까지 오르며 잘못된 자신의 행동에도 항상 자신을 믿어달라 외치는 모습에서 모란꽃은 꼭 장희빈과 닮았습니다. 장희빈과 폐위된 인현왕후의 모습이 교태전의 뜰을 장식했던 뽑혀 질 금낭화와 그 자리를 메꿀 모란과 같습니다.

한가로운 산책도 잠시 어명으로 폐비를 모함한 죄인을 압송하여 조사를 하는 의금부를 향해 화들짝 놀라 중전의 품위와 예의에 어울리지 않은 방정맞은 모습으로 장희빈은 치마를 부여잡고 교태전으로 뛰어갑니다.

드라마 동이 24회

중전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뛰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죄가 드러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너무도 급했을까요? 정말 깨방정보다도 못하게 이리저리 눈을 휘둥그레 뜨고 뛰어 오는 모습은 약간의 코믹스러움으로 긴장을 공감하기 보다는 웃음과 재미를 주는 부분이였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에 표독스럽고 무서우며 독하기도한 장희빈이 보여 줄 앞으로의 이미지에 아무리 급하더라도 가볍고 방정맞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근엄하게 등장하여 독기서린 눈으로 눈가를 떨며 내면의 심리 상태를 좀더 억누르는듯하면서 세상이 무너져도 자신은 끄떡 없다는 근엄함으로 교태전에 등장했으면 더욱 좋아 보였을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설레발 등장한 장희빈은 어명과 조사를 수락받았다는 의금부 수장이 포박하려 하자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데요.

드라마 동이 장희빈

" 지금 당장 죄인을 의금부로 압송해 전 중전마마를 모함한 죄를 물으라는 주상전하의 어명이요. 뭣들 하느냐! 어서 인동 장씨를 포박하라! "

" 물러서라! 감히 이게 무슨짓이냐, 나는 이나라의 중전이다! "
" 내가 죄인이라니, 내가 폐비를 모함했다니 ! "
" 대체 누가 그런 망발을 짓걸인단 말이냐 ! "


그리고, 그 동안 시청자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던 동이가 통쾌하게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속시원히 장면을 감상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죽은줄만 알았고 죽었다고 보고를 받았던 동이가 나타나고 증거를 내밀며 모든것이 끝났음을 알립니다. 이럴때 바로 쓰는 표현이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듯" 이란 말일 것입니다.

드라마 동이 장희빈

그런데 이를 어쩝니까?

24회 드라마 '동이'의 시작 초반 5분까지가 위에서 설명드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보신분들은 흥미진진하고 통쾌한 이야기의 전개에 재미에 푹 빠져 있었고, 이미 전날 예고편에서 등장했던 동이가 나타나서 증거를 내밀며 끌려가는 장희빈을 보면서 다음편에서 바로 이 장면이 속시원히 나오자 박수를 친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감동도 받았을 것입니다. 기뻤을 것입니다.

드라마 동이

하지만, 이야기 초반 이렇게 통쾌하게 시청자를 기쁘게 만들며 진행 된 이야기는,

바로 장희빈의 '꿈' 이였습니다.

어쩐지 이야기기 훌쩍 건너뛰어 빠르게 진행된다 싶었습니다.
꿈으로 치부하기에는 5분이라는 긴 시간을 너무 할애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이 초반 꿈의 내용중 동이가 증거를 내밀고 장희빈의 죄를 입증하는 쾌거를 내 보낸 것입니다. 동이가 아직 살아있음에 조금더 긴장하고 치열한 준비를 하기 위한 전초전의 암시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비중있게 다루어진 면이 있고, 시청자로 하여금 박수치던 손을 멈추게 하는 소위 '멍때리기' 를 유발하게 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전편에서 잔뜩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기대를 했던 만큼 '꿈'인 것을 알고서 너무도 허망해 지더군요. 예고편에 내보내어 시청자로 하여금 잔뜩 긴장감과 기대감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본편에서 그것이 '꿈'이라니 시청자를 향한 낚시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장희빈의 중전 모략의 증거와 함께 통쾌함을 불로오는 중요한 장면을 가지고 이러한 모습을 보였으니 단순한 낚시가 아닌 '대어 낚시' 입니다. 시청률이 28.1%로 1위를 차지하는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이러한 낚시성 예고와 본편은 허망스럽고 당황스럽습니다.

낚시성 예고와 본편의 이러한 초반부의 허망함을 불러오는 내용덕분인지 8일 방송된 드라마 동이의 시청률은 드디어 30%대의 벽을 허물고 전국기준 30.3%를 향해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이러한 낚시성 장면 보다는 차라리,

산속에서 다친몸으로 의식을 잃고 있었던 동이가 구출되어 평안도까지 가게 된 배경과 모습, 다친몸으로 아파하며 다시 회복되기 까지의 모습을 초반 5분간 할애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 드라마 '동이' 24회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김만중의 사씨남정기' 와  '심운택의 등장' 입니다.

세간과 궐내에 퍼진 요즘으로 말하면 일명 '베스트셀러'인 사씨남정기로 장희빈은 심기가 불편해지고 민심이 술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훗날 서인의 핵심인물이자 동이의 조력자역할을 톡톡히 해낼 학식과 재능이 뛰어난 반면 덜렁대는 성격의 심운택(김동윤)이 등장했는데요. 배우 김동윤씨가 뉴페이스로 등장하면서 드라마의 '재미'에 청량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내고 풀어갈지 벌써부터 다음주 본방이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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