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기온 뚝 생낙엽 우수수, 낭만 없는 가을

반응형
주말에 비가 잠깐 온 후에 바짝 바람이 거세지면서 어제는 매서운 바람이 본격적으로 겨울을 알리며 기온이 급하게 내려 갔습니다.

오늘 인천의 날씨는 영하2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몇일새 준비할 시간도 없이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요. 기상청에서는 몇일 후에 이 급하게 찾아온 추운 손님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어제 저녁에 예보를 하더군요. 어제는 잠을 자는 새벽 내내 찬바람이 매섭게 불고 스산한 기운이 넘치더니.

급기야 아침에 낭만 없이 지나가 버리는 가을이 눈앞에 펼쳐 졌더군요.

가을 하면 붉게, 노랗게 갖가지 형형 색색으로 물들은 단풍을 떠 올리고, 조금더 겨울이 다가 오면 이내 낙엽이 되어 시간차를 두고서 길거리에 흩날리듯 날리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인데, 간밤에 영하로 갑자기 내려간 기온 탓에 나무들이 버티기 힘들었나 봅니다. 미처 물들일 틈도 없이 샛노란 은행잎으로 변해서 눈 앞에 화려함을 잠시라도 뽑내야할 집 앞의 은행나무들이 그 잎을 우수수 다 떨구고 추위에 대한 힘겨운 버팀에 들어갔더군요.

은행나무

반짝 해가 들지 않은 이른 아침의 집앞의 은행나무.

어제까지 푸른 잎을 잔뜩 가지에 거머쥐고서 노랗게 물들일 준비로 은행잎들이 끝부분이 서서히 일부 변해가는 것을 보았는데, 하루밤 사이에 앙상한 가지만 덩그러니 남겨 놓은 채, 가을속의 노랗게 물들은 은행잎의 향연이 사라져 버리고 건너갔습니다.

은행잎

미처 물들지 못한 시퍼런 은행잎들이 우수수 그대로 떨어져 있고, 끝부분만 조금 변한 잎들이 수북히 쌓여 낭만이 아닌 착잡함으로 이내 다가오네요. 올해는 가을에 비가 잘 오지 않고 가물어 산행 중에도 경기권은 아름다운 단풍을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대로 단풍이 들기전에 가물어 버린 날씨 탓에 바로 낙엽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인데요.

역시나, 급하게 찾아온 동장군 앞에서 급하게 집앞의 은행나무마저 잎을 죄다 우수수 떨구고 말았습니다. 마치 당황하고 놀란 기운에 파랗게 질려 버린듯 살아있는 시퍼런 생낙엽을 그대로 수북하게 바닥으로 내려 놓았습니다. 등산 중에서도 예년들에 비해서 만족스럽지 못한 단풍에 착잡하던 터에, 집앞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일 준비로 몇일전까지만해도 몇몇이 노랗게 변하는 듯 하여 일주일 정도 후면 노란 아름다운 은행나무의 단풍을 볼 수 있겠구나 기대를 내심 했었는데, 낭만 없이 지나가 버리는 가을에 다가온 추위가 더욱 매섭게만 느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