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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초보운전'표지 부착했다 식겁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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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초보운전' 하면 운전한지 어느 정도가 지나야 그 꼬리표가 따라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평생 초보운전" 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안전 및 방어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난번 민방위 교육시간에 잠깐 있었던 안전운전교육시간에서 한 강사분은 사고와 관련한 통계를 볼 때, 운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년이 지나야 '초보운전' 딱지를 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보통은 가족이나 친지에게 조금더 연수를 받게 됩니다.

익숙치 않은 조작과 감각으로 낯익은 도로를 간다고 해도 누구나 처음 운전핸들을 잡은 순간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려움에 잠시 떨기도 하는데요. 저 또한 한참전 면허를 취득하고 혼자서 도로를 나갈 때 그랬습니다. 제가 면허를 취득했을 당시는 "초보운전" 표지가 의무화였기에 표지를 부착했었습니다.

재미있는 '초보운전' 문구 (다음(Daum) 이미지 검색)

얼마전에 아이들이 커서 상대적으로 오전시간에 시간이 많이 났는지, 시집간 사촌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는데요. 이유는 면허를 취득하긴 했는데, 주말에 한달정도만 연수좀 더 시켜달라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해서 기꺼이 주말에 기분좋게 놀러가서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준비해 놓은 "초보운전" 표지를 차 뒤에 붙이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처음이니 붙이는게 도움이 될거라고 이야기 하고 한적한 도로로 나가서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면허를 취득한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자세가 경직되고 몸이 핸들로 자꾸 붙지만, 그래도 긴장하면서 곧잘 부드럽게 운전을 잘 해서 도로사정이나 조심해야 할것들을 간간히 설명하면서 한시간 조금 넘게 돌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황당한 경우를 접했습니다. 저녁무렵이라 시내가 복잡할 때인데 50미터 전방에서 우회전을 해야해서 길가쪽 차선을 따라 서행하고 있는데, 뒷차가 상향라이트를 번쩍거리더니 "빵빵~" 거리면서 한참을 쫒아오더군요.
" 오빠~! 뒷차 왜 저래? 내가 뭐 잘못하고 있는건가?  무섭다... "
" 글쎄, 잘못한거 없어. 겁먹지 말고 전방하고 길가 사람 조심하면서 지금처럼 가. "
" 응, 알았어 "


고개를 돌려 뒷차를 보니, 아무 이유없이 난리를 치더군요. 속도가 쳐진것도 아니고 교차로 우회전하려고 앞차에 맞춰 서행하고 있는데 도통 이유를 모르다가 순간 머리에서 스치는것은 "초보운전" 표지였습니다. 초보라서 괜히 앞질러 가려고 위협적으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더니, 급기야 뒷차는 좌측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하면서 창문을 열고 우리를 쳐다보면서 실실 웃더군요. 동생은 자꾸 무섭다고하고 저는 괜찮다고 안심하라고 하면서 가던중 그 차가 옆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를 못보고 서로 접촉이 났습니다. 동생도 놀라서 서버리고, 끼어든 차는 사이드미러가 떨어지고 문짝이 긁혔습니다.

" 우리잘못 아니고 저사람이 잘못해서 다른차하고 난 가벼운 접촉사고니까 그냥 서서히 출발해 "
" 응, 무섭다.. 떨려.. "
" 괜찮아. 항상 시선은 전방과 측면에서 끼어드는 차량과 인도쪽 오토바이 및 사람 조심하고... "
" 응, 알았어 "


그렇게 교차로까지 왔을무렵,

" 신호 잘보고 앞측 좌회전차량, 차 옆면 오토바이 확인하고 횡단보도 신호보면서 사람 없나 조심하면서
  서행하면서 우회전...어쩌구 저쩌구 
~!*#$ "
" 어~! 저 오토바이 뭐야.. 왜 중앙선에서 저러고 있어..? "
" 에공, 신호보니 불법유턴이야. 경음 "뽱~ " 울려주고 브레이크 밟은 준비하면서 서행으로 직진해 "


순간 오토바이 한대가 우회전하고 나니 불법유턴을 시도하려고 상향등으로 눈부시게 위협을 하더니 앞바퀴를 들이밀더군요. 마음속에서는 욕이 절로 나왔지만, 연수받는 사촌여동생 앞이라 차마 그럴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무사히 지나 몇십미터 앞의 횡단보도 신호에 정차해 있다가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는데,

" 어머.. 오토바이 왜 이래.. "
" 키이~~~~~~~~~~~~~~~~~익~!!!!!!!!! "



순간 저도 놀랐는데, 오토바이가 사선으로 차의 운전석쪽으로 반쯤 걸치면서 멈추면서 한쪽다리로 발을 딛고 기울어져 운전석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좀전에 불법유턴을 하려던 그 오토바이더군요. 본넷거리를 보니 다행히 접촉사고는 아니고 차 앞에서 액션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황당한 나머지 동생에게 비상등 키라고 하고, 문을 열고 내렸습니다.

" 아저씨! 초보운전에 여성이라고 무시하는거에요? 지금 일부러 위협주려고 액션취한거죠? 모습이 참 가관이네요. 왜 아주 와서 차라리 박아버리지 앞에서 멈추어 기울어계세요? 확 제가 운전대 잡고 밀어버릴까요? 말하기 싫으니까 그냥 가세요. 아님 경찰서 가시든가요. "

사실, 목소리크게 욕도 막 했습니다. 액션취하고 눈치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바퀴벌레같았습니다. 혼자서 운전했음 역전되어 난감한 상황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더 열이 받더군요. 슬슬 눈치보더니 이내 오토바이 치켜 세우더니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휙~ 가버리는 뒷보습을 보면서 "인생 저렇게 살고 싶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기분좋은 운전면허를 따고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기 위한 사촌여동생의 초보운전연수는 끝을 맺었고, 여린 입장에서 얼마나 놀랐으면 당분간 운전 안한답니다. 생각해보니 불법유턴에서 원하는데로 안되니 뒷따라 오다가 "초보운전" 표지보고 운전자가 여성인것을 보고 의도적으로 사고유발하려고 했던것 같아 씁슬합니다. 사촌여동생이나 저나 말 그대로 "식겁" 했던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일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이 "초보운전" 표지 부착 의무조항을 폐지했습니다. 지난 1995년 1월 5일에 도로교통법 제 48조 3항이 신설되었는데요. 그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로교통법 제 48조 3항<신설 1995.1.5>

제68조 제2항의 제1종 보통면허 또는 제2종 보통면허를 받은 사람은 그 면허를 받은 날부터 6월동안 내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가 운저하는 자동차에 초보운전자표지를 부착하고 운전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 면허를 받은 날 즉, 신규로 면허를 취득한 자에 한해서 6개월 동안 초보운전을 부착하는것은 면허만 취득하고 운전을 하지 않다가 운전하는 소위 "장롱면허"인 사람과의 형평성의 문제로 1999년 1월 29일 자체 규제정비계획에 따라 규제를 폐지하였습니다.

'초보운전' 표지가 의무화 되었을 당시 좌측의 이미지처럼 경찰청에서 그 표준서식을 명시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폐지됨에 따라서 이제는 도로에서 매년 쏟아지는 신규 면허 취득자수에 비해서  "초보운전" 문구를 구경하기란 쉽지가 않고, 재미있는 문구도 발견하기 힘들어 집니다. 이렇게, 면허를 취득하고 처음 도로로 나간 사촌여동생이 식겁한 일을 같이 경험하고서 저에게 묻더군요.

" 저 [초보운전] 표시 달아야 하나? 저거 보고 더 그러는것 같아서..오늘 죽는지 알고 식겁했잖아... "
" 그러게 말이다. 보통은 피해서 가거나 거리 더 두고 배려하는데, 오늘 무슨 날인지...."
" 그냥 떼 버릴까? 의무도 아니라면서..."
" 그래, 나중에 운전하고 싶을 때 그 땐 붙이지 말고 잘하는 사람 동승해서 한두달 연수 더 받고 운전해.. "


평상시 구경하기 힘든 '초보운전' 표식이 그 날은 왜그런지 표적으로 삼고 들이밀거나 빈정대는 두번의 경험을 하고 나니 저 또한 이제는 표식을 붙이라고 권유를 못하겠습니다. 앞으로, 이거 붙이는게 좋은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붙이지 말고 운전잘하는 사람 동승해서 자신감 붙을 때까지 연수받고, 그 때 혼자서 몰아보라고 권유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초보운전일 적을 생각해서 혹시라도 운전중에 '초보운전' 표식을 발견하거나, 운전이 서툴러 초보티가 많이 나는 차량을 발견하시면 위협이나 끼어들기 보다는 배려와 돌아가는 방법으로 서로 좋게 안전운전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저런 방법으로 무시하거나 위협하는 사람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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