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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늙고 병들면 죽어야 하는 이상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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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평생을 일궈온 재산을 자식에게 베풀 때에는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무조건' 적으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베풀기 마련인데요.

이 부분에 있어서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돈은 '당연한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전 '그렇지 않다'로 일관하고 싶습니다. 자식들이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고, 건강하며, 생사가 오가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노인분들에게 전 '노후자금은 죽기 바로 전에나 자식에게 물려 줘라' 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이와 관련하여 자식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풀었다가 소위 '짐짝' 취급을 받다가 구출되다시피한 기구한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실제로 동네에서 벌어졌던 일인데요. 평생을 자식을 대학교까지 힘겹게 가르치고 결혼까지 하게된 자식들은 홀어머니를 그대로 둔 채 타지에서 살게 됩니다. 그렇게 아낌없이 자식에게 베풀기만하고 늙고 힘이 없어질 즈음 할머니에게 남은 주택한채가 개발로 인해서 보상금과 입주권을 받고 제가 살고있는 동네의 한 작은 빌라를 구입해서 3년여를 살다가 지어진 아파트로 이사를 갈즈음.

아들은 홀어머니를 그냥 둘 수 없다며 입주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자고 제안을 했고, 늙고 힘이 없고 그간 외로웠던터라 기꺼이 즐겁게 아들과 함께 새 아파트로 입주를 해서 나갔습니다. 물론, 남겨진 새로 구입해서 살던 작은 빌라는 전세를 주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이사를 가고 좋은집으로 자식과 함께 들어간 할머니를 보러 동네 친했던 분들이 자주 찾아갔는데, 이 할머니가 말하는 현실은 비참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아들내외가 출근하고 나서야 방안에서 나오고 퇴근해서 들어올 무렵이면 방에 들어가 있으며, 최첨단 도어시스템을 사용할 줄 몰랐던 이 할머니는 집 밖으로 맘대로 출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구박과 눈치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계시고 건강은 점점 안좋아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전세놓은 작은 빌라로 가서 혼자 살고 싶다고 아들에게 말해도 무시를 당한다는 말을 듣고 친구분들이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통장과 동네일을 맡아서 일을 보는 아주머니들이 여러차례 가서 따지고 그 할머니를 구출해 내었는데요. 어차피 아파트는 할머니 명의로 있으니 대출을 받아 전세자금을 마련하고 다시금 빌라로 들어온 것입니다. 구출되기까지 과정상에서 그 아들이 이야기 했던 부분이 기가 막힙니다.

" 할머니가 몸도 더 않좋아지고 거의 감금상태처럼 보이는데 자식이 그럴수 있느냐? "
" 나름데로 잘 모시고 있다. 사고 날 우려로 집밖출입은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
" 아파트단지 안에 노인정도 있고 한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건강도 더 안좋아 졌다. "
" 오지랍이 너무 넓다. 남의일에 왠 상관인가? "
" 결혼 후 지금껏 홀로 방치하더니 재산이 탐나서 어머니 모셔가 짐짝취급하는 것이 아니냐? "
"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무슨 참견인가? "
" 알았다. 본인의지가 중요하므로 할머니를 빌라로 옮겨 살게 하는게 어떤가? "
" 그렇게 못한다. 그만 가달라. "

대략적으로 말을 들어보니 저런식의 대화들이 여러차례 오갔고, 할머니의 뜻을 받들어 도망치다시피 옷만 챙겨서 낮에 빼왔다고 하더군요. 신기한 것은 그렇게 다시금 작은 빌라로 들어온 할머니를 아들은 한번 왔다가 큰소리 치고 간 이후로 돌보지도 않고 다시금 예전처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혼자서 떨어져 친구분들과 이야기 하고 지내는 것이 그리웠는지, 아니면 자식의 구박과 짐짝취급이 죽기보다도 싫으셨는지 다시금 빌라로 혼자 돌아온 할머니는 건강도 회복하시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사례를 보면서 그 아들은 소위 "늙고 병들면 죽어야 하고, 부모의 모든 돈은 자식이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 라는 이상한 논리의 사고관을 가진것으로 보여집니다.

죽은 후에 재산에 대한 상속은 당연히 가족에게 돌아가겠지만 그것도 거부할 수 있으며, 살아있을때는 자식에게 꼭 줘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부모의 베품도 모자라 방치하다시피하고 살다가 개발로 인한 재산이익을 당연하게 차지하려 들어온 자식. 부모의 돈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그에 따른 일체의 의무는 소홀히 하며 짐짝취급과 구박으로 일삼은 이런 사례를 보면서 참으로 이상한 논리속에 일부 선을 넘어선 '사회악'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부모의 베품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에 고마움을 느껴야 하며 나중의 노후에 돌봄의 의무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깊은 고찰을 낳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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