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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직장/취업] 가족때문에 시골파견 선택한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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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다 나쁘다 하는것은 절대적인 개념으로는 여러 경제지표들이 말해주겠지만, 상대적으로는 내가 속한 직장, 내 주변 친인척, 선후배들의 생활고를 둘러다 보면 피부로 느낄 때가 있습니다.

9월경제 금융위기론과 경제위기설이 나돌면서, 정부는 급하게 위기 수준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고, 야권에서는 신중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루하루 요동치는 환율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으며, 폭락하는 주가, 연일 언론과 뉴스에서는 펀드투자로 인한 손실을 집중 보도 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 술 더 떠서 어제 9시 뉴스에는 우리 환율시장에 투기세력들의 가담과 위험성에 대해서 잠시 언급을 하더군요. 결국,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아래로부터의 수렴이 가장 튼튼한 국제 경쟁력임에도 그 신뢰를 소홀히 다룬 부작용들로 치부하기엔 왠지 모를 무겁게 착 달라붙은 폭풍전야 같기만 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대기업이나 서비스업보다도 작은 중소기업들이 먼저 휘청거립니다. 또한, 작은 돈을 받아가며 하루 하루를 연명하는 서민들의 경기 체감 지수부터 변동이 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제 이웃들 중에도 올해 들어서 작은 생산공장에 종사하시던 두 분이 현재 집에서 쉬시고 계십니다. 고용보험을 받아가면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일명 주방장으로 근무를 하는 제 선배가 하나 있습니다.

학교급식이며, 각종 산업체에 식사를 보급해 주는 그래도 중기업 이상 되는 규모가 작지 않은 회사에서 부팀장으로 근무를 했었는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름 7,8월에 걸쳐서 근무하는 직원 절반이 감축되었고, 그나마도 거래처가 줄어들어 지금 아주 고심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경쟁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하니 경기가 정말로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선배도 자리가 위태로울 것은 자명한 것이지요.

그러던 터에, 이 선배가 몇일 전에 시골에 위치한 산업체에 지원을 해버렸더군요. 어제부터 거기 기숙사로 들어가서 준비하기 바쁩니다. 가끔 한적하게 시골 도로들을 달리다 보면 하나 둘씩 위치한 생산업체나 회사들을 보곤 했는데, 그런 업체에 파견자리가 하나 들어왔는데, 회사에 이야기를 해서 아예 기숙사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아이들과 형수도 있는데 가족들을 위한 선택입니다. 더 다니다가 수도권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곳에는 비슷한 업체들 모두 감원하고 거래처 줄었으니, 어디 들어가기란 만무할 테니까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는 고정으로 들어오는 돈 이 중요하며, 비록 일주일에 한번 가족들과 얼굴을 볼지라도 먹고 살기 위한 안전성을 볼 때 가족들을 위해서 파견가서 업체기숙사로 들어가서 직원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게 되겠죠.

궁금에서 저녁무렵에 그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 어때? 지낼만 하누? "
" 응, 공기는 정말 좋다. 내일부터 밥해줘야 되서 정신없어. 혼자서 하려니 원... "
" 사람들은 좀 있어? "
" 있기는 개뿔~ , 적막강산이다. 여기 몇년있으면 득도하것다 "
" 얼마나 있을 생각인데? "
" 응, 경기 안좋으면 아이들 클 때 까지 있어야지.. 이 회사 안망하면.... "
" 어딜가나 가족이 발에 걸리는 구나. 혼자몸이면 그런거 자원해서 가겠누? "
" 그러게 말야. 자식들이나 보는 낙으로 살아야지뭐. 그게 행복이지.. "
" 알았어, 나중에 올라오면 술한잔 해. 마음가짐 독하게 먹고 잘 버텨. "
" 그래, 전화줘서 고맙고 담에 또 통화하자. 고마워~ "


전화를 끊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족이란 울타리, 그 책임감 속에서 좋지 못한 경제상황에 휩쓸려 미리 앞서 선택하고 혼자몸으로 내려간 선배를 바라보면서, 막상 잘 다니던 내 주변사람들이 이러니 어려운 경제상황을 넘어 심각하게 피부로 와 닿습니다. 물가 올라간다 떠들고 경제 좋지 않다 떠들고, 위기가 온다 온다 말로 백번 떠든들 무슨 소용있습니까? 세금완화해서 경기부양하면 언제 서민들 살기 좋아질까요? 결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민들은 하나 둘 '소리없는 아우성' 을 외치며 이리 저리 동분서주 하고 있습니다. 그저 가슴이 답답해져 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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