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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각 | 메모

아이들 못지 않은 아줌마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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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성적고민 보다도 부모님에게 있어 가장 크게 두렵고 걱정되며 무서울 정도로 다가오는 것이 '혹여 우리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는 않는지'에 대한 고민들입니다.

왕따는 그동안 간간히 뉴스와 다큐멘터리 보도 형식으로 많이 다루어 졌으며, 드라마나 영화의 보조 소재로도 많이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왕따와 비슷한 '이지매'라는 것이 있습니다.

비단 아이들에게만 왕따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아닙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왕따는 존재하나 이성과 연륜에 의해서 그 정도가 아이들의 극단적 상황에 비해서 미미할 뿐입니다. 상식적인 면에서 어른들에게는 '소외' 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찾아간 돈까스 전문점에서 흔치 않은,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싸움 한판이 주방에서 벌어졌습니다. 한 아주머니를 나머지 두분의 아주머니께서 왕따를 시켜, 극기야 큰소리가 나고 울분에 왕따를 당하신 아주머니가 옷을 입고 서러워 몇 마디 하고 나가버리시더군요. 다음과 같은 대화내용이 있었습니다.


주방언니는 왜 내가 말하면 대답도 안해요? 한달이 지나가는데.
이거 하라고 하고, 언제 그거 하라고 했냐고하고..
왜 나만 미워해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시하고,,
그리고, 요리하는 언니는 없는일로 저 이간질 시키나요?
내가 그렇게 미워요? 말을 해줘야 알죠?
일 다녀보다가 이런 경험은 첨이에요. 이유가 있어야지요.

어머머..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사람 잡겠네.
비가와서 그러나,, 그냥 조용히 일이나 해. 시키는데로...
손님들이 보자나. 입다물고 일이나해..

각자 맡은 분야가 있는데, 왜 절 개인도우미처럼 이거 저거 힘든거 이용하세요?
제가 맡은거 제일 힘들고 바쁜거 아시잖아요?
그래도 시키는 것까지 다 해내려고 뛰어다니는데 이젠 도저히 못참겠어요.
힘든것은 참아도, 무시하고 이유없이 미워하는 것은 도저히 못참겠어요.
언니들 미워요.
           (눈물을 흘리며, 앞치마를 벗고 옷과 가방을 챙겨 뒷문으로 나가버린 아줌마....)


그렇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경쟁속에서의 괴롭힘도 그 아주머니가 일을 못해서도 아닙니다. 나이대가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의 대화 속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왕따'입니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 어떤 특별히 당할만한 이유가 없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일을 못한 것도, 버릇없이 한것도 아닌 그냥 이유없는 단합과 외면을 통한 왕따 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비단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의 왕따도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생각과 이성이 있는 어른들도 이렇다면은요.

이유없는 무시와 외면에 한달 넘게 참고 일을 했음직한 그 아주머니. 눈물을 주루륵 흘리면서 몇마디 따지다가 나가버린 그 아주머니의 심정을 생각하니 저 역시 밥을 먹다가 기분이 가라 앉더군요. 직장을 나와 돈을 버는 아주머니는 가정이 여유롭지는 않기 때문에 나오셨겠지요? 자녀의 학비든, 생활비든 보탬이 되어보고자 어렵사리 일들을 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여유있는 가정에서 더욱 사치부리고자 나오진 않았을 것입니다.

비슷한 처지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이 외면과 무시로 인한 왕따의 고통으로 이내 눈물을 흘리며 뛰쳐 나가버린, 즉 생활을 위한 근본을 뿌리치고 갈 정도로 힘든 그 심정이나 왕따로 인한 어린학생이 학교를 가기 싫어도 가야하는 심정의 고통은 어느것이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어린 새싹이 당하는 것이 조금더 안스럽고 심각해 보입니다.

아이들 못지 않은 아줌마들 사이에서의 다툼을 보면서 풀어 헤쳐나가야할 것들이 많은 세상임을 느껴봅니다. 서로가 웃으면서 일하고 돕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런지요. 또한, 우리아이들에게 되물림 되어야 될 것들은 좋은 유전자도, 부(富)도 아니요,고민과 걱정 없는 서로간의 행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하루 였습니다. 이유없는 괴롭힘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없어져야 할 시급한 사회적 과제라는 것을 숙지하고 모두가 실천하며 웃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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