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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여행 | 등산

피서지, 추억을 담고 남겨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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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요며칠 바짝 기승을 부리고 휴가의 절정(7월말부터 8월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더위로 인해서 해수욕장을 포함한 피서지에는 많은 인파들이 몰리고 시원스런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들을 매스컴에서 자주 접하곤 합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히려고 가까운 영종도의 을왕리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은 당일로 자가용을 이용하든, 공항철도나 버스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피서지중의 하나 입니다. 어딘가 낯선곳을 간다는 것은 어릴적이나 다 큰 어른이 되어서나 설레이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도착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어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피서철인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을왕리 해수욕장

위의 사진은 을왕리해수욕장에 도착해서 해안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모래사장 해변쪽의 물놀이를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찍어본 모습입니다. 해변의 좌측 바위들이 즐비한 곳은 그래도 사람들이 한산하고 적었습니다.

해수욕장 물놀이

밀려오는 파도를 넘나들면서 앞에서는 아빠가 끌어주고, 뒤에서는 아이들이 소리지르며 동심을 맘껏 자랑합니다. 바나나보트도 한켠에서 타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라도 날리듯이 괴성을 질러대고, 또 다른 한켠에서는 해경들이 물놀이를 중대전체가 와서 수중기마전 및 갖가지 대결들을 하면서 피서객에는 눈요기를 제공하고 본인들은 잠시 더위를 날렸습니다.

조개해변

해변가 구석진 곳을 돌다보니 파도에 밀려온 조개들이 해변가에 쌓이면서 하얀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실로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하나씩 올 여름의 추억을 만들어 갔습니다. 가족과 함께 소리지르고 사진도 찍고, 준비해 온 맛있는 음식들도 먹어가면서 놀이도 즐기고........

몸을 태우면서 따가운 햇살속에서 여유를 느끼고, 연인끼리 속닥이면서 사랑을 나누고, 그렇게 많은 추억들이 사연들을 담고서 이곳을 찾은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겨졌습니다. 사진으로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간 자리에 남겨진것은 추억을 담아간 댓가치고는 자연에게 너무도 민망하고 미안해 지는것들만 남겨졌습니다.


바닷가 모래사장 쓰레기

하얗게 말려진 보슬보슬 모래만 있어야할 자리에는 여기저기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으로 즐비했습니다. 마시고 남은 음료수병, 과자봉지, 과일껍질, 담배꽁초, 종이조각...........

슬리퍼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셨는지 가지고온 슬리퍼를 그대로 두고 가셨습니다. 물놀이를 하다가 슬리퍼의 끈이 빠져서 못쓰게 되었다지만, 뭐가 그리 바빴을까요? 이렇게라도 추억을 담아간 자리에 그 흔적을 남기고 싶었을까요? 그 옆에 있는 담배꽁초가 인상을 더욱 찌푸리게 만듭니다.

해변 모래사장의 갈매기

사람이 추억을 담고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쓰레기와 함께 찾아든 손님들이 있습니다. 바로, 갈매기 입니다. 열심히 여기저기 사람들이 흘리고간 음식들이나 과자부스러기들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이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이 다녀가 남겨지고 버려지는 음식조각들이 많아 이것을 먹고 살다가 인적이 뜸해지고 상대적으로 먹잇감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이 오면, 이 갈매기들은 제대로 먹이사냥을 할 수 있을까요?

을왕리 해수욕장의 석양

멋진 여름 바닷가의 추억을 붉게 타들어가는 석양과 함께 담아오려고 해가 지길 내심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찍은 사진입니다.

바닷가의 온갖 널려진 쓰레기들이 사진속에 자리잡았습니다. 그네들이 추억을 담고서 남기고간 이것들이 뒤어어 추억을 담으려는 저에게는 반갑지 않은 것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에 이어 휴가철 매일같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이 쓰레기들을 누군가는 치워야 합니다. 버리지 않는다면 치울일도 없겠지만.

비단 바닷가 뿐만이 아닙니다. 조금 유명세를 타는 계곡이나 산도 마찬가지 입니다. 추억을 담고 남겨지는 것은 이것들과 사뭇 다르지 않습니다.

무더운 여름. 자연은 우리에게 더위를 식혀줍니다. 멋진 경관으로 볼거리를 줍니다. 또한, 아름답고 멋진 동심과 추억을 선사해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연에게 그 댓가로 쓰레기를 은근슬쩍 버리고 옵니다. 이러한 일은 안되겠지요. 남들도 버린다고 나도 놓고 올 것이 아닌, 남이버린 쓰레기를 하나씩만 치운다면 우리아이에게도, 또한 내년에 찾아올 많은 이웃들에게도, 또한 자연에게도 좋은 결과를 줄것입니다.

추억을 담고 남겨진것들. 이러한 것들이 남겨지는 것이 아닌, 더욱 깨끗해지고 더욱 아름다운 기억들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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