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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지하철에서 돈달라고 중얼중얼,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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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늦게 귀가하는 지하철 1호선 안.

늘상처럼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아 음악을 들으며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중간쯤 왔을까? 다소 큰 음악을 뒤로 젖히고 누군가 큰소리로 중얼 중얼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좌우로 돌렸습니다.

그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눈을 돌려 보니 지하철 입구 우측의 기둥 밑바닥에 누군가가 쪼그려 바닥에 털썩 앉아 있었습니다. 젊은 20대 초반의 남자였습니다. 좌석에 앉아 있는 저는 뒷모습만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머리만을 보아하니 갈색으로 염색하고 깔끔하게 왁스로 마무리한 멋스런 헤어스타일을 봐서는 비정상으로 보이는 사람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이 남자가 반복해서 큰 소리로 중얼 중얼 외치는 내용은,

"3일간 굶었어요~오. 밥사먹게 오천원만 주세~~~~~요오."
 
이렇게 계속해서 털썩 주저앉은채로 반목해서 바닥을 쳐다보며 부동자세로 외치더군요. 목소리가 지하철 안에 울려서 사람들이 계속해서 무슨일인가 하고 저 뒷칸까지 사람들이 두리번 거리며 쳐다보게 되었죠. 그러더니 이 남자가 멘트를 바꾸더군요.

" 배가 고파요. 만원만 주세요~~~~~~~오."

오천원에서 금액이 만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쳐다보기도하고, 의아해하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정거장을 지날 무렵 또다시 바뀐 멘트.

" 사천원이나 오천원 주세요~. 밥사먹게 사천원이나 오천원 주세요."

다시 금액이 천원 아래로 내려간 사천원을 포함해서 외치더군요.

그렇게 대여섯정거장을 지나치도록 큰 소리로 계속해서 중얼중얼 외쳐댔습니다. 행색이 불쌍해 보이는 사람이라면 그저 사람들도 다소 측은하게 쳐다보았겠지만, 멀쩡해 보이는 이 사람을 보고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였습니다. 심지어 웃는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한 젊은 아주머니가 그분에게 다가가더니 오천원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요.


" 여러사람들 신경쓰이고 짜증나니까 이거 받아요. 그리고 더이상 돈달라고 하지 마세요. "

아주머니는 돈을 건넨후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더군요. 그리곤 돈을 달라고 외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채로 조용히 있다가 다음정거장에서 내리더군요.

돈을 달라고 외쳐대는 이 사람을 보고 사람들의 반응은,

1.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주시
2. 재미있었는지 웃으면서 쳐다보기
3. 짜증나서 인상을 찌푸리며 쳐다보기
4. 무관심과 무표정
5. 달라는 돈을 주기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함께 공존하였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전 다소 짜증이 나더군요. 정신지체나 장애도 없어 보이고 멋을 부린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보니 그럴 상황도 아닌것처럼 보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렇게 지하철 안에서 돈을 달라고 중얼중얼 시끄럽게 계속 외치는 상황을 겪는다면 어떤 반응과 선택을 할까요? 사뭇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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