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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약국 마케팅을 이기지 못하고 대성통곡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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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증세로 많은 분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데요. 특히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 영유아들에게는 겨울철이나 환절기에는 이 감기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어린이집에 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줄줄이 소아과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난 주말 오전까지 진료를 하는 가까운 소아과에 올해 5살이 되는 조카가 감기에 걸려 함께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을 생각해 보면 주사가 어찌나 무섭고 겁나던지 저 또한 울음을 터트린 일이 생각도 나는데요. 요즘 아이들은 의외로 병원안에서 울음을 터트리지 않고 꿋꿋하게 진료를 잘 받더군요. 가끔 울음보가 터지는 아이들도 있지만 금새 사그라 듭니다.

진료를 마치고 통상 병원 1층에 있는 약국에 들렸는데, 조금 방치한 사이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만화캐릭터인 '뽀로로'와 '토마스'를 새겨넣은 각종 비타민제, 칫솔, 마스크 등등을 진열해 놓은 진열대 앞에서 아이들이 만져보면서 옹알옹알 자기들만의 대화로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나 싶더니 이내 사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합니다. 졸라대는 아이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주는 부모는 흔하지 않습니다. 서너명의 부모님들이 아이들 달래기 시작하다가 이내 한 아이의 부모님이 '뽀로로 비타민'을 사주는데, 다른아이들이 그 모습을 보자 부러움에 잠시 멈칫 하더니 더욱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울음소리를 더욱 크게 내고, 심지어는 바닥에 드러누워 난리를 피우는데 서너명의 어린 아이들이 그러니 정말 정신도 없고 난감해 지더군요. 약국 실내를 둘러보던 중 아이들이 울게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맞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처럼 판매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아이들과 관련된 캐릭터 칫솔이나 마스크, 비타민제나 음료등은 영유아들이 시선에 맞추어서 1m 높이 미만에 모두 진열을 해 놓았습니다. 어른들이 볼 경우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눈높이에 진열된 갖가지 유아용 상품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 것입니다.

어른들에게는 이러한 캐릭터 상품이 별거 아닐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에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부럽고 갖고 싶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한번 사주자니 매번 올때마다 사달라고 졸라댈테고, 안사주자니 대성통곡하고 바닥에 드러눕고 떼를 쓰는 아이들 때문에 재미있으면서도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요.

병원에서도 꿋꿋하게 울지 않고 진료를 받던 조카도 약국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대성통곡하던터에 정말로 난감하면서도, 약국의 마케팅을 이기지 못하고 대성통곡한 아이들이 한편으로는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게 다가오더군요.

아이들 키우시는 부모님들이라면 한번쯤 겪어 본 일일텐데요.

정작 물건을 사주는 것은 부모님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와 부모님을 괴롭히는 진열마케팅이 살짝 얄밉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있을 수도 없고, 꼭 안고만 있을 수도 없고, 한번 욕심나니 울음이 사그라들지 않는 아이들에게 상품을 사주지 않고 울음을 터트리지 않은 채 약국을 나오는 좋은 팁이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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