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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영화 | 음악

영화 '마더', 또 보고 싶은 맛깔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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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마더(Mother)'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푸근한 어머니 상으로 자주 볼 수 있는 방송의 대모 김혜자 선생님과 꽃미남으로 완벽한 얼굴의 소유를 자랑하는 극중 도준역을 맡은 원빈이 주연을 연기한 영화 입니다.

제목 그대로 영화 '마더'는 김혜자 선생님이 엄마역으로 출연하여 억울하게 잡힌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엄마가 사건을 파헤치는 대략적인 뼈대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미 국제영화제 이야기들과 개봉이 한달여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뒤늦게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관람을 편하게 하였는데, 이 영화가 참으로 맛깔스럽게 잘 만들어짐에 깜짝 놀라고 그 여운이 오래 남아 있습니다.

또한, 극 중에 기억속 혹은 살포시 모래로 덮힌 곳에서의 아련한 상처를 그려낼 때의 가슴아련함을 순간순간 관객들에게 무심코 툭~ 던지고 맙니다.

그것을 받아 들이든, 어떤 식으로 삶의 경험과 정서로 해석으로 하든 독자의 몫으로 돌려 버리지만, 이내 결국 같은 마음으로 귀속되는 결과를 낳게 하는 스토리 전개와 영상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흔한 소재 '어머니' 풍만하게 소화해 내

물론, 재미나 흥미위주의 액션이나 블록버스터급 화려함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잔잔한 감동은 무용지물이며 전달되기 만무하지만, 그 'GAP' 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친근한 '어머니' 라는 소재를 통해서 좁혀 버립니다. 그 어머니 역을 극중에서는 친근하고 포근한, 반면에 날카로움과는 전혀 동떨어져 보임직한 우리의 김혜자 선생님이 연기변신을 통해서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관객의 감성을 구석으로 휘몰아 버립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항상 시선을 떠나지 않고 배풀고, 억울함을 당해 범인이 된 아들을 위한 사건해결을 위해서 보여주는 그녀의 연기는 그 변신에 있어서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어머니라는 소재에서의 안스러움으로 감정을 몰아 갑니다. 노련한 연기경력이 말해주 듯, 때로는 강한 거부할수 없는 묘한 감정까지 들게 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더 가슴이 아련해 옵니다. 안스러워 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을 풍만하게 변신을 통해서 영화 속에서 물만난 물고기처럼 한층 배가된 감정과 내면의 표정연기에 진땀과 감동으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툭~! 툭~! 던져 놓은 복선과 암시, 반전들

한국의 평상시의 일상적인 외딴 시내의 한적한 일상성을 감독은 그대로 영상으로 잘 담아 내었습니다. 다소, 편협적으로 지루해 질수 있음에도 이따금씩 툭툭~ 던져 놓은 매개체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과 함께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갑니다. 침통, 골프채, 핸드폰, 기억들, 확정, 추리 등등을 넘나들과 아우르며 때로는 관객들의 확정된 추측과 추정을 자연스럽게 결론짓게 만들었다가도 자연스럽게 반전으로 날려버립니다.

영화 마더 김혜자

확신과 확정된 개념을 자연스럽게 조성하고 먼저 성큼 한발자국 더 나아가게 만드는 관객들의 생각을 다시 되돌려 놓으면서, 또 다른 전율을 반전을 통해서 주는 이야기 전개. 배반속에서 집중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러한 작은 배반속 재미를 전체적으로는 맹목적이고 조건없는 '어머니' 가 밑에서 받쳐주면서 최종적으로 덜 떨어진 어리숙한 아들 도진의 실체를 의문으로 다시금 툭~ 던져 놓은채 해석은 관객들에게 맡겨버립니다. 소름끼칩니다. 대조적으로 그 어머니 혜자가 겹쳐 감성이 어지러운 여운을 복잡하게 놓아주질 않게 만들더군요. 감탄했습니다.

결국 감독과 배우의 승리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정말로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완벽한 감독의 승리입니다. 어머니 역인 혜자역을 다른배우가 소화했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이 맛을 낼 만한 배우가 없어 보입니다. 마치 광기어린듯한 억울함과 급박함의 감정이 만들어 낸 그녀의 눈빛은 지금까지 보아 왔던 그녀의 연기와는 전혀 다른 맛깔스러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영화 마더 원빈 영화 마더 김혜자


아들 도준역을 맡은 원빈또한 이번엔 그 잘생긴 외모를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처절할 정도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그래서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 역이였습니다. 하지만, '멍' 한 그의 눈빛이 후반부 더욱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움을 남길 때 그의 연기 또한 돋보입니다. 완벽한 배우의 승리입니다.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글을 쓰려니 할 말은 많은데 이정도 선에서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참으로 일상적인 배경에 전혀 속도감 없이 잔잔한 길가에 무성의 하게 던진 공같았던 영화, 그러나 그 공은 무성의가 아니라 철저히 관객의 심리와 재미를 몰고갈 계산이였음에, 그리고 내용을 생각하면서 어머니와 도준을 다시금 생각하고 돌려보게하는 치밀한 계산에 박수를 보냅니다.

며칠 전 시사회에서 보았던 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한번 보고 벌써 기억 저편에 아련한데, 의외의 참으로 맛깔스러운 우리영화, 이 맛깔스러움을 되세기려 추후 영화 '마더' 다시 보고 싶습니다. 잔잔함 속의 신선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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