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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수학능력시험, 떨리는 단 하루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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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를 통해서 배우고 익히고 배움의 전당인 상아탑에 입성하기 위해서 오늘 전국적으로 수학능력시험이 일제히 치루어 집니다.

주입식 문제은행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출제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학력고사에서 지난 1994년 대입부터 지금의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문제출제방식으로 변경되어졌는데요.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풀지 못하는, 개인의 학습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 아래에 대폭적인 변화가 있은 후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고3 수학능력시험이 이루어지는 오늘같은 날은 직장인들의 출근이 1시간 늦추어지고, 대중교통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수험장 주변의 경적과 서행, 고사장 주변에 출입을 통제하며, 심지어 주식시장의 개장시간도 1시간 늦추어 지는 등의 주변 조치들이 취해집니다.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을 완료한 수험생들은 늦은 6시 전후가 되면 그간의 긴 여정을 끝으로 단 하루에 모든 평가가 끝나게 됩니다.

11월 2째 목요일로 시험날짜를 통일한 수학능력시험. 단 하루동안 재학생을 비롯해서 지난해에 여러 사정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재수생, 직장인 등도 함게 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례적으로 1994년 대입 수학능력시험 첫회에서는 일년에 2번 시험을 보았으며, 그 중에서 더 좋은 점수를 대입성적으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해인 1995년 부터 단 1회로 정정되어 시행되어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난이도와 변별력이 객관적으로 공평하게 제공되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기타등의 이유로 그 이전인 학력고사와 마찬가지로 단 한번의 평가로 모든것을 끝내게 됩니다.

물론, 선별적으로 원서지원을 받는 일부 특수목적의 대학과 내신이나 기타의 재능등으로 입학을 미리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입시생들은 내신과 이 수학능력시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합니다. 감기등의 병으로 수학능력시험 당일 평소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경우, 각종 사고, 지각, 당일 컨디션 등등의 이유로 12년간 다져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여 고배의 눈물과 충격을 거머쥐고 재수의 험난한 길로 입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단 하루동안 치루어 지는 현재의 수학능력시험이 모든 수험생들을 공정하게 가리고 평가를 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인맥중심의 고리타분한 연결고리가 아직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더 깊게 고찰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학연, 혈연, 지연의 중심. 아직 남아있습니다. 같은 대학 중심의 학연. 명문대가 인정받는 냉혹한 현실에서 조금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한 경쟁면만 보더라도 단 하루의 시험에 비중을 너무 높게 두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봅니다. 단 하루의 평가에 당연히 수험생도 학부모도 떨리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연구나 실험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그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최소 3회이상 측정하여 평균값을 내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각각 비교군과 대조군을 두어 좀더 확연한 결과를 유도해 내기도 합니다.

이에, 단 하루동안의 수학능력시험이 아닌 고3 수험생활 동안 여러번 시험을 보게 하여 그 평균값으로 성적을 대표하게 하되, 일정부분 회차의 시험성적은 제외하고 평균점수를 계산하게 하여 대표점수를 제출하게 하고, 기타 대조군과 비교군 성격에서의 다른 부문의 공정화된 객관적 기준을 늘려 합산하게 한다면 좀더 현실적으로 좋아 보입니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더 반영되고 단하루의 평가로 떨림이 줄어들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여러가지 변수적으로 시행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으나 크게 변하지 않은 10년이 훨씬 넘은 수학능력시험과 그 이전부터의 제도에서의 문제점을 감안한다면 반영되어지거나 개선되어진 부분은 미미해 보입니다. 실제로 대학진학 후에 수학능력시험이 우수하다고 해서 졸업시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지는 않습니다. 단 하루의 운 또는 단 하루의 실패가 인생의 좌절이라는 비운으로 연결되지 않는 좀더 시간대비를 둔 평가와 진정한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대입제도와 시험이 되길 바래 봅니다.

그간 힘들게 수험생활을 버티고 이겨내온 전국 입시생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시험을 치루는 지금 떨리는 단 하루의 평가에 실력을 백분 발휘하여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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