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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Zoom In/생활 | 경제

도둑 맞은 후, 바뀐 나만의 귀금속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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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비우게 되면, 그것도 몇 일에 걸쳐서 여행 등의 이유로 떠날 경우는 내심 도둑에 대한 걱정을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됩니다.

몇 년전에 토요일 오전 두세시간 집을 비운 사이에 집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다녀 간 적이 있습니다. 일명 '도둑' 입니다.

잠시 집을 비우고 다시 돌아와 문이 열려져 있어서 이상하다 싶어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눈은 휘둥그레 지고 발이 옮겨 지지 않더군요. 방방마다 모든 짐들이 난장판이 되어 어지럽혀져 있고, 각종 작은 가구들부터 시작해서 장농, 싱크대, 책상 및 서랍에 이르기 까지 모두 끄집어 내어져 방바닥이나 거실에 여기저기 늘어져 있었습니다. 단 몇시간에 걸쳐서 이러한 진경이 펼쳐진 것입니다. 무엇이 없어졌는지 확인도 쉽게 되질 않더군요.

헌데, 재미있는 것이 아주 지능적으로 벼룩 잡아 내려가듯이 집을 수색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3단 서랍장은 앞쪽으로 하나씩 차곡 차곡 내려 놓고서 그 옆에 집을 꺼내어 보면서 돈이 될 만한 귀중품을 찾았고, 책상 서랍도 여기저기 난잡하게 꺼내 놓은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차례로 정렬을 해 놓으면서 하나씩 뒤져 나갔습니다. 어지럽고 경황이 없던 터에 그 정교함에 감탄을 조금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직업적인 익숙한 프로의식(?)적 자태를 느꼈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였는데, 이렇게 털어가는 것들은 대책이 특별하게 없나봅니다. 아직까지 이렇다하게 연락이 없는것을 보면요. 물론, 상당한 고가의 물건이나 대량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 모를까 일반 가정집에서의 자잘한 좀도둑들은 하긴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귀금속 금반지 사진
초보나 단순한 몇번의 경험이 있는 좀도둑 수준은 아니란 걸 얼핏 느끼겠더군요. 아주 돈이 될만한 것은 부피가 작은 것으로 죄다 챙겨가다 시피 했으니까요.

MP3플레이어가 작은방에, 그 충전기가 또 다른 방에 있었는데 원래 담겨져 있던 박스와 데이터 케이블까지 조합해서 가져갔으니 말이죠. 할 말이 없습니다. 선반에 있던 반지들은 모두 털어가고, 하다못해 10년을 넘게 모아 놓은 돼지 저금통과 각종 저금통도 죄다 가져 갔습니다.

도둑을 맞고 나서 가장 불안했던 것은 없어진 물건에 대한 속상함이 아니였습니다.

화장품 용기
언제고 다시 문을 열고 들어 들어올것 같은 불안감과 공포. 그리고 집안에 누가 몰래 이미 들어와서 숨어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근 한달을 놓아주지 않고서 괴롭히더군요.

현관의 키도 돈을 들여 그날로 바로 바꾸어 버렸음에도 밀려오는 이 공포감은 당해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릅니다. 내 집이 있음에, 그대로 벽이 없어져 버렸다는 느낌이랄까. 제 경우는 그러한 심리적 불안감이 일정기간 작용하더군요.

헌데,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보석함에 넣어 놓았던 것은 죄다 털어가 버렸는데, 단순하게 작은 박스에 넣어서 서랍 한쪽에 넣어 두었던 20돈짜리 작은 금궤는 박스채로 방안 한가운데를 떡하니 그대로 있더라 이겁니다.

그나마 그것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그것을 보고서 자주 끼던 반지나 귀걸이, 목걸이 등 반갑지 않은 손님에 대비해서 보석함을 따로 구비하지 않고, 보관하는 방법이 달라 졌습니다.

화장대 위에 반지나 기타 귀금속용 작은 보석함을 두게 마련인데요. 우측에 보이는 것처럼 다 쓰고 남은 화장품의 용기를 활용해서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도둑을 맞으니 화장품류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화장대의 서랍장을 빼서 뒤지기는 바빠 보였는데, 하긴 화장품 훔치러 오는 도둑은 별로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겉박스가 일반 허름한 박스였던 그 작은 금궤가 살아 남은 것을 착안. 생각해 보니 다쓴 화장품 용기를 화장대 위에 올려 놓으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 또 오더라도 살아 남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화장품 귀금속 보관 사진 1 화장품 귀금속 보관 사진 2


위와 같이 여러 화장품 속에 보관을 하게 되면 반지나 귀걸이 기타 목걸이 등을 손쉽게 꺼내기도 좋고, 외출 후에 집어 넣기도 좋으며, 몇 년간 이렇게 사용을 하다가 보니 신경도 쓰이지 않고 외부 손님이 와도 특별하게 관리 할 것이 없어 편리합니다. 귀금속 보관함이 예쁘고, 작은 진열장 같은 것은 보기 좋은데, 도둑 맞은 후에는 아무리 예쁜것도 눈길이 가지 않더군요. 해서 바뀌게된 저만의 귀금속 보관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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